꿈을꿨는데

어떤 여자애가 있었음. 어릴때부터 꿈이 가수라 초등학교, 중학교때 합창부도 하고 방송부도 하고, 교회에선 성가대도 하고.
남자애도 있었다. 클리셰 돋게 옆집 소꿉부랄친구. 아주 어렸을땐 둘이 부부처럼 여보 남편 소꿉놀이도 했었는데
머리가 크면서 어색해져서 초등학교-중학교땐 좀 같이 어울리는걸 저어하다가 (남자애가 남중에 들어간 탓도 있었음)
둘이 같은 고등학교를 가게 된 거. 학교도 맨날 같이 등교하고 2학년땐 같은반이 되서 좀 친해졌지

근데 어느날 사고가 난거임. 뭔 사고가 난진 모르겠지만 암튼 사고가 났음.
그래서 여자애가 크게 다친거임. 입원을 했는데 의식이 없음. 여자애네 가족들도 난리가 나고 학교도 난리가 나고..
남자애도 그와중에도 부끄러우니까 혼자 병문안가진 못하고(왜 부끄러운지는 지도 모름) 학교친구들이랑 단체로 가거나
자기 부모님이랑 가거나.. 하지
그러다 여자애가 깨어났는데 아무것도 듣지를 못하는거임. 여자애는 절망함. 이럴거면 왜 깨어났을까
그냥 그대로 깨어나지 않았으면 좋았을걸.. 여자애는 의식이 없는동안 행복한 꿈을 꿨거든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소리들이 여자애한테 다가와서 조화를 이루는 꿈이었음. 정말 예쁜 노래였지
그런데 더이상 자신의 목소리도, 다른 아름다운 음악도, 아무런 소리도 들을 수 없게 된거임.
의사는 일시적일 수도 있다고 말했지만 여자애는 당장 눈앞이 캄캄했음. 준비하던 오디션은 물론이고 당장 기본적으로 생활을 하기가 너무 힘든거임. 하지만 여자애에게는 귀가 들리지 않는 것 외엔 신체적인 이상이 없어서 퇴원하게 되었음.
그런 시기에 도움을 많이 준게 남자애. 남자애는 여자애랑 필담도 나누고 항상 여자애를 위해서 여자애가 좋아하던 노래들을 큰 소리로 틀어놓고... 그러다가 남자애는 여자애한테 수화를 배울것을 권함. 여자애는 엄청 화내면서 큰소리로 엉엉 울며 말하는데 벌써부터 말소리가 어눌함.(자기 목소리도 들리지 않으니까).암튼 한참이 지나고 여자애는 어찌 되었든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걸 깨닫고 남자애랑 수화를 배움. 학교는.. 자퇴하게 되었음. 아무래도 들을 수 없는데 수업은 무리였지.
여자애가 어느정도 자기자신을 받아들이고 수화도 배우고 할 무렵, 남자애가 여자애한테 놀러와서 수화랑 이것저것 함께 익히다가, 물이 담겨있던 유리컵을 실수로 팔꿈치로 쳐서 넘어뜨리는데(클리셰!!!) 당연히 컵은 깨졌고,
순간 여자애는 뭔가가 들리는 느낌을 받음. 그래서 남자애한테 급하게 말하지. "나 뭔가 들었어!!!" 하고 바닥을 보니까 컵이 깨져있는거임. 아, 청력이 돌아오려고 하는걸까?
그때부터 여자애는 필사적으로 들으려고 노력함. 근데 아무리 노력해봐도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거. 그때의 쨍은 뭐였을까? 내 뇌가 만들어낸 착각일까? 괴로워하는 여자애를 보고 남자애는 어느날 종이를 돌돌 말아 여자애의 귀에 대고 야!!!!!
하고 크게 소릴 지름. 근데 이번에도 작게 야~~~~ 하는 소리가 들리는거.. 아!!! 내 청력이 회복되고 있쿠나!!!!
여자애는 신나서 남자애한테 계속 얘기해보라고 함. 근데 야 빼고는 아무것도 안들림. 암튼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언제부턴가 남자애가 여자애의 귀에 그렇게 말하는게 둘만의 의식같은게 됨. 남자애는 점점 여자애를 좋아하고 있었고.. 어느날 남자애가 미친척 여자애의 귀에, 크지도 않게 (좋아해. 좋아한다고 XXX.) 하고 말을 했는데
여자애한테 (좋.. ..아한.. ..XX.) 가 들린거;; 여자애는 조금씩 귀가 들린다는 기쁨도 기쁨이지만 남자애가 자기를 좋아한다는거에 가슴이 덜컥함. 물론 티는 내지 않지만 그때부터 남자애가 의식되는거임. 얘가 이렇게 키가 컸었나? 얘한테 이렇게 기분좋은 냄새가 났었나? 이빨이 참 하얗네, 이런거..

근데 그러다가 아침에 친구한테 전화와서 깸.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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